
Q 남들보다 결혼을 굉장히 빨리 했는데 계기가 있나요?
박현노 아내와 캠퍼스 커플로 만나 6년 연애 후 스물일곱 살에 결혼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만날 때부터 ‘아, 이
친구랑 결혼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직장을 옮기기 전까지 직업군인으로 근무했는데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아내의
빈자리가 크더라고요. 집안일로 힘들 때였는데 묵묵히 옆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면서 빨리 결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지민구 사실 저희가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던 것은 딸 아림이의 공이 커요.(웃음) 주위의 소개로 만났는데 워낙 예쁘고 인기도
많던 친구라 만나는 내내 정말 행복했죠. 그런데 사귄지 1년 만에 아내가 임신을 했어요. 이때다 싶어 아내에게 청혼했고 결국 결혼까지
골인했답니다.
Q 결혼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이 궁금해요.
박현노 워낙 오랫동안 만났고 결혼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별 말씀 안 하고 그냥 기뻐해주셨어요. 아내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고요. 오히려 주변 친구들이 왜 그렇게 빨리 결혼하냐, 사고 친 거 아니냐며 말들이 많더라고요.(웃음)
지민구 그 당시 아내 나이가 스물두 살이었어요. 둘 다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임신 사실을 알고 처음엔 굉장히 당황했지만
바로 부모님께 결혼하겠다고 얘기했죠. 평소에 말이 별로 없던 아들이 다짜고짜 결혼하겠다고 하니 처음엔 황당해하셨죠.
어머니가 성격이 굉장히 화통하신 분인데 얘기를 들으시더니 바로 결혼하라고 하시더군요.
Q 그래도 아내의 친정에서는 걱정이 많았을 것 같아요.
지민구 아내의 부모님께 허락 받으러 가는 날엔 사실 정말 떨렸어요. 집에 들어가서 아버님께 “결혼하겠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말씀드렸더니 5분간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데 그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그런데 갑자기 “우리 아이 잘
부탁하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어머님은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지금은 두 분 모두 저를 ‘든든한 아들’이라며 좋아하세요.
박현노 양가에서 다 아는 사이라서 별 말씀은 없고 열심히 살라고 말씀하셨어요. 여자친구 옆에서 오래 지켜준 것이 점수를
많이 땄던 모양이에요.
Q 결혼 후 가장 역할을 해야 하니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요.
박현노 결혼하고 나서 한동안 직업군인으로 근무했는데 아내, 아기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서 결국 그만두게 됐어요.
결혼 전만 해도 제 위주로 생각하고 혼자 있는 것도 힘들지 않았는데 결혼을 하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가족이 우선이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됐어요.
지민구 아림이를 낳고 아내가 많이 힘들어했어요. 나이도 어린데 벌써 아기 엄마가 됐으니 얼마나 불안했겠어요. 아준이까지
낳고 나니 부모님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고 이제야 어른이 됐다 싶어요. 부모님은 딴 사람이 된 것 같다며 신기해하세요.
물론 제가 더 노력해야겠지만요.
Q 그래도 결혼 안 한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을 듯해요.
박현노 개인적인 생활을 많이 포기해야 하는 건 어느 부부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주위 친구들이 일찍 결혼한 편이라서
그렇게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러웠던 적은 없어요.
지민구 친구들이 아직 한창 젊을 때라 만나자고 연락이 자주 와요. 엄청난 유혹이죠. 눈치를 보며 몇 번 나가기도
했는데 마음이 편할 리 없죠. 그 이후로 몇 번 거절하니까 전화를 아예 안 하더라고요.(웃음) 사실 가끔은 밖에
나가서 친구들처럼 신나게 놀고 싶기도 하고 늦게까지 술도 먹고 싶지만 아내를 보면서 자제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Q 아내가 출산할 때 기분이 어땠나요?
박현노 아침 기차로 아내와 군산의 근무지로 내려가기로 한 날이었어요. 예정일도 남았고 아무 준비도 안 되어 있는데 갑자기
진통이 오더라고요. 병원에 가자마자 바로 아이를 낳았으니 까딱 잘못했으면 기차에서 서희가 나올 뻔한 거죠.(웃음)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해요.
지민구 아준이 때는 함께 분만실에 들어갔어요. 첫아이를 얻었을 때는 마냥 신기하기만 했는데 둘째 때는 비장한 각오까지
생기더라고요. 탯줄을 자를 때 아이가 혹시 아프진 않을까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웃음)
Q 둘 다 동안이라 아이들이랑 다니면 삼촌이라고 오해받을 것 같아요.(웃음)
박현노 얼마 전부터 서희가 유치원에 다니는데 친구들이 아이더러 아빠 멋지다고 했나 봐요. 요즘엔 아이들도 눈치가 빨라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더군요. 아이와 놀아줄 때 친구처럼 대하다 보니 서희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답니다.
지민구 아이들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다니면 삼촌이나 이모냐는 소리를 가끔 들어요. 그럴 때마다 미소 한 번 지어주죠.
솔직히 제가 봐도 아이들이 아내를 닮아 정말 예뻐요.(웃음) 얼마 전에는 둘째가 드라마에 최연소 아역으로 출연했답니다.
주위 사람들이 예쁘다고 할 때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요.
Q 남들보다 일찍 결혼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박현노 인생의 그래프가 훨씬 빨라요. 사실 저는 늦게 결혼한다고 해서 모든 게 다 준비된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결혼을
하면 그때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경제적인 것도 마찬가지고요. 아직도 결혼 안 한 친구들이 많은데, 우리 집은
서희를 허니문 베이비로 얻어 올해 벌써 유치원에 들어갔답니다. 힘든 시기는 다 지나서 지금은 남들보다 더 여유로운
느낌이에요.
지민구 아내와 아이들은 제가 다른 사람으로 세상을 살 수 있게 만들어준 일등 공신이에요. 처음엔 저도 걱정을 많이 했어요.
육아부터 경제적인 문제까지 온전히 저희 몫이니까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다 거쳐가는 것이구나 싶어요.